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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유럽

[2017 유럽/스위스] 10.인터라켄 패러글라이딩, 라우터브루넨, 베른 장미공원 (D+5)

어제 날씨때문에 패러글라이딩을 실패했던 우리는 오늘 아침 8시 45분것으로 다시 예약했고 새벽 6시에 일어났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많았으나 어제처럼 낮은 구름이 아니고 높은 구름이었다.


우선 희망이 생겼지만 뛰기 직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다.


서둘러 패러글라이딩 업체와 미팅 지점으로 뛰어가서 물어본 결과 '오늘은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합니다. 날씨도 좋아요' 라고 답이 왔다.


처음에는 날씨가 좋다는 것에 동의를 할 수 없었으나 추가로 설명을 해줬는데 '오늘은 바람이 그리 심하지 않다. 안정적으로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할 것이다' 라고 했다.


그리고 겨울과 여름 중 어느때가 좋냐고 했는데 조종하기에는 겨울이 편하고 풍경을 보는데는 아무래도 초록초록한 여름이 낫다고 한다.


그렇다고 겨울의 풍경이 나쁜건 아니고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연일 이어졌던 눈소식과 앞으로의 눈 소식으로 패러글라이딩은 반정도 포기했던 우리는 그나마 희망을 잡았고 파일럿 분들과 추가로 미팅을 했다.


대략 30분 정도 차를 타고 산을 올라갔고 차가 멈췄다.


"내리세요~"


나와 함께할 파일럿이 나에게 잠시 작은 가방을 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안에 위스키가 들어있으니 하늘에서 한잔 하자고 했다. (실제론 헬멧과 비니, 그리고 작은 장비들이 들어있다.)


한술더떠서 안주는 내가 챙겨왔다고 대충 받아치고 재치있는 파일럿과 이륙 장소로 이동했다.



대략 10분 정도 갔을까.. 이런 장소가 나왔다.



지금 찍은 곳은 경사가 좀 상당히 많고 바로 앞은 낭떠러지다.


"우리.. 정말 여기서 점프 하는 건가요..."


"노노노 점프 말고 뛰어야 해요!"


아.. 내가 말한 점프는 뛰는 동시에 저기 바로 앞에 보이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거냐는 거였지만..


뭐 그렇다고 치고...


그나저나 상당히 이륙거리가 좀 짧았다. (눈으로 보기엔 10m도 못한 거리, 심지어 내가 맨앞임 ㅋ)



패러 글라이딩을 위해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시는 아저씨 두분


가방의 크기가 상당하다..


나는 이때 별 생각은 안들었고 저 짧은 거리를 어떻게 뛸까 고민하고 있었다.



인터라켄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업체는 이렇게 사진과 영상을 찍어주는데 가격은 40프랑이다.


절벽으로 뛰어내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약간 심란했지만 여기 보라는 말에 브이를 날려봤다.


"자 준비 됐나요?"


"아.. 잠시만요. 진짜 여기인가요?"


"ㅇㅇ 여기야"


에라이 망할


그래도 이분들은 파일럿이니 믿어보기로 한다.


이분들은 전문가니까..


"난 파일럿 님을 믿어요 ㅋㅋ"


이륙 방법은 간단하다.


10m채 못한 거리를 엄청나게 뛰면 된다.


"준비 완료?"


"오키도키"


"고고고"


하고 열라 뛰었다.


역시나 내 몸이 무거워서인지 우리는 낭떠러지에서도 계속 뛰고 있었다.


뭐 내려가보니 정말 절벽은 아니고 경사가 60도 이상 되는 곳이었다.


처음엔 천천히 뛰다가 낭떠러지에서 뛰게 되니 갑자기 엄청나게 빠르게 뛰었다.


나도 엄청나게 빠르게 뛰었더니 그랬더니 결국엔..




이륙성공!


처음 보는 멋진 풍경에 우와만 게속 연발했다.


1분 정도 계속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대다가 궁금했던 질문들을 던지기도 했다.


"1주일에 몇번 정도 패러글라이딩 하세요?"


"겨울 시즌엔 10~15번 정도 하고 많으면 20번 정도 해요"


거의 뭐 프로급이다.


여러가지 말을 주고 받고 난 뒤..


갑자기 "빙글빙글 좋아해요?" 라고 물어봤다.


아마도 회전을 물어보는 것 같은데... 난 롤러코스터를 별로 안좋아해서 "음.. 사실 안좋아 하긴 하는데.. 딱.. 1번 정도만 먼저 해볼까요?"


라고 했다.


오케~ 라고 하더니 셀카봉을 나에게 잡으라고 하고 날개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갑자기 진짜 빙글빙글 돌았고 나는 분명히 1번 먼저 해달라고 했지만 5바퀴 정도 돌더라.


그래서 그정도 돌고나서 "허엌 이제 충분한것 같아요... 충분.. 충분.." 이라고 하니 다행히 멈춰 주셨다.


파일럿이 말했던 빙글빙글(진짜 한국말로 빙글빙글함 누가 알려줬을려나..)은 날개를 조종해서 급회전을 하는것이다.


흔히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에 맨끝에 타고 맨 위에서 떨어질때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보다 스릴 넘쳤다.


"재밌었어요?"


"우리 나라에서 잘 볼 수 없는 풍경을 봐서 너무 좋았고 빙글빙글이 무서웠지만 재밌었다"


라고 답해주고..


아까 계속 찍은 사진과 영상을 구매했다.


마지막으로 "올 여름에 봅시다" 하고 나왔다.


뿌듯.


*참고로 업체는 패러글라이딩 인터라켄이다.


이번 여행의 위시 리스트를 하나 이뤘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좋았다.


이제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쉰다음 인터라켄 뒷동네[?]인 라우터브루넨으로 향했다.






우리가 라우터브루넨에 오니 역시 어제처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며칠째 눈만 맞고 다니다보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이번 겨울 눈구경은 정말 실컷 하고 간다고 생각하지뭐 ㅎㅎ



는 무슨 점점 눈발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옷에 눈이 쌓여서 한번씩 툭툭 털고 계속 길을 걸었다.


우리의 목표는 그냥 1시간 정도 마을을 둘러보는것.


어제 그린델발트보다도 훨씬 더 조용한 마을이다.


조용하게 산책하고 싶다면 이곳에 오는것도 괜찮아보인다.



우리의 목적지는 폭포 앞까지 가보는것!


걷고 계속 걸었다.



이곳이 폭포의 입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라우터브루넨에 있는 폭포 이름이긴 하다.


이곳에서 좀더 가보기로 했다.



눈덮힌 조용한 마을을 걸으니 뭔가 정화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친구들이랑 예전 중,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걸으니


뭔가 더 분위기 있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열매가 몇개 달려있어서 신기해서 찍어봤다.


라우터브루넨 산책은 이정도로 마치고 이날의 마지막 일정인 베른으로 향했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약 50분 정도 소요!




여기도 역시 눈이 펑펑온다.


이번 스위스 여행은 눈을 몰고 다니나 보다 ㅠ-ㅠ






이렇게 계속 걷다가 우리가 향한곳은


베른의 풍경을 예쁘게 볼 수 있는 베른 장미공원이다.


물론 이 날씨에 장미는 다 사라진 이후겠지만


풍경을 보기 위해서 향했다.





생각보다 베른역에서 상당히 멀다.


나중에 고생좀 했다



장미공원 가는 길에 본 풍경


눈만 안오고 파란 하늘이면 정말 멋질텐데..



예상대로 장미는 모두 죽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이게 아니니 무시하고 직진 한다.



사람들도 이곳에 장미는 없고 눈만 많으니 눈사람을 만들었나 보다



흠.. 역시 눈이 와서 잘 보이진 않겠지만


여름이나 눈이 안오는 겨울 날씨(눈덮힌 상태)라면 정말 멋질듯 하다.



이곳에 진짜 눈이 많이 내렸는데 시간이 약간 남아서 눈사람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눈사람!


자세히 보면 눈이랑 코와 입까지 다 있는 완벽한 눈사람이다.


이 눈사람 덕분에 열차 시간을 늦을뻔 했다.



다시 돌아가는길에 찍은 베른 시내


점점 날씨가 맑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역부족!



마지막으로 아까 지나온 다리에서 다시 찰칵!


언젠가 스위스를 다시 한번 온다면 아름다운 베른의 풍경을 다시한번 보리라!!


이후 우리는 COOP에 들려서 장을 보고 집가서 밥을 해먹고 딥슬립 했다.


아침부터 패러글라이딩 하랴 점심에 라우터브루넨에 다녀오고 저녁에는 베른까지 다녀오느라 힘들긴 했다.


이날 걸은 거리는 16km정도..


뿌듯!